휴전선

최종천 984

휴전선  


사랑을 구체화 하는

꽃의 중심에

맞추는 총구의 가늠자

그 위에 임의로 긋는

수편선과 수직선의 

교차점에

피에 절인 평화는 놓여 있는가!


개곡을 돌아온 총성이 꼬꾸라진 지점에서

아니라고, 아니라고,

고개를 흔드는 이유와

잎잎마다 푸르게 멍이 드는

세월의 갈구

그것은 벌써

하늘을 잃어버린

비들기 인가 깃발인가!


얼어붙은 관념의 발효

물감으로 풀리는 바위를 찍어 바르며

아지랑이 속에서

능선이 일렁인다.


긴장하는 병사여

가슴에는 뜨거운 빙하

등골을 흘러 내리는 땀방울

철조망에 찟어진 하늘을

그날의 깃발인양 흔들며

시방 바람은 울며 가는데

유 호 사 거 리

조국은 거기서 얼마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