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평화

백남이 1071

밥이 평화 



북한산 자락에 쌀뜨물 같은 

물안개 피어나는데

먼 마을의 집에선 불을 밝히고

쌀을 씼는 저물녘

달리는 차 창 너머 어느덧

시인 민영 선생님 고향인 너른 철원평야


착한 주검 위에 주검이 쌓여

비옥해진 땅은

전쟁통에 주렸던 배를 채워주건만

푸른 하늘을 찌르는 철책은

야반도강 탈북인민의 폐부를 찌르며

세대를 거쳐

압록강변 무엇을 쌓고 있는가


철새들도 앉지 않는 녹슨 철망이다

걷어내자, 이제는 걷어치우고


천지와 아리수로 밥물을 잡고

단내로는 최고인 밥 내음 맡으며

조선된장에 호박 두부를 넣은 성찬은

오메, 맛나겠구나

혈육의 허기로

다정하겠구나


고실고실 밥 지어 먹자

같이 먹자


나누는게 평화


밥이 평화, 평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