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정희승 1125

광장

145×145, Oil on canvas, 2000, 2015

 

19805월 금남로. 18살 되던 해. 그 때 나는 그 거리 어딘가에 있었다. 집단 발포가 있기 전 계엄군과 대치하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당시 현장을 기록한 사진을 모티브 삼았지만 직사각형 앵글을 정방형으로 압축하여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도록 그림에 옮겨왔다. 부당한 국가폭력에 맞서는 민중의 힘, 억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해방감, 그리고 이 모든 역동적인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그림 한가운데로 시선을 모으고 싶었다.

 

연녹색과 청색으로 덮은 단색조의 형상들이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과거의 역사 현장이다. 희미해지는 그 날의 기억 속에 서있는 익명의 존재들. 단색조 형상들의 틈을 열고 천연색으로 살아나는 인물은 작가인 내 모습이거나, 그림을 바라보는 누군가 일 수 있다. 우리는 지나간 역사 속에서 걸어 나오고, 혹은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기도 해야 하는 것이다.



광장2015.jpg (5.6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