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김림 955
개복한 채로
생살 드러낸 채로
정전되어버린 수술실
시뻘건 핏물은
다리 아래로 흘러
반세기가 넘도록 엉기는데
집도의는 어디로 갔느냐
살 속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철조망은
이미 어두운 핏줄 속으로
똬리를 틀며 엄습해온다
뱀의 혀처럼 감겨오는 이 불화를
적출해다오
꺼져가는 심지에 불을 댕겨
두 동강난 몸을 봉합할 것
그리고, 이제
누가 나를 이 수술대 위에서
내려다오





김림(金林) 약력

시집 『꽃은 말고 뿌리를 다오』, 『미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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